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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번호 : 29] “세계와 통하는 리더십...자존심 센 칭화대와 결연” - [게재일 : 2010-12-08 ]
- 동아일보
- 2010-12-09 10:31:28
- 4751
[동아일보]2010-12-8
http://news.donga.com/3/all/20101208/33140724/1
올해 6월 중국 지린(吉林)대에서 열린 ‘한중 대학총장포럼’에는 영남대를 비롯해 고려대 연세대 포스텍 서강대 등 19개 한국 대학과 베이징(北京)대 등 22개 중국 대학이 참가했다.
한국 측 대표를 맡은 이효수 영남대 총장(59·사진)은 ‘아시아 대학의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연설했다. 이 총장은 이때 대학의 ‘글로컬 이니셔티브’를 화두로 던져 주목을 받았다. 각 대학이 있는 지역에서 글로벌 주도권 경쟁을 하는 것을 대학의 새로운 좌표로 삼자는 것이다.
자존심 세기로 유명한 칭화(淸華)대는 최근 영남대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이 연설을 듣던 대학 관계자가 깊은 인상을 받은 것이 계기였다.
이 총장의 머릿속에는 ‘글로컬 이니셔티브(Glocal initiative)’가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 총장은 이 말의 구체적인 의미를 누구에게든 2시간가량은 쉬지 않고 설명할 수 있을 정도다.
대학이 있는 곳에서 세계와 바로 통할 수 있는 역량을 주도하는 리더십이 글로컬 이니셔티브다. 이 총장은 “대학이 추구해야 할 틀(패러다임)과 역할이 정말 바뀌고 있다”며 “서울이든 다른 지방이든 국내용 특성화 같은 건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단정했다. 오직 세계 수준의 경쟁력이 있느냐 없느냐의 구분이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에게 글로컬 이니셔티브는 ‘바뀌고 있고 바뀌어야 할’ 영남대를 이끄는 엔진이자 에너지다. 경제학자인 이 총장은 대학생 때부터 읽고 있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에서 말하는 ‘보이지 않는 손’을 늘 깊이 생각한다고 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원리적으로’ 작동하는 대학 경영 철학을 글로컬 이니셔티브라고 확신한다. 지난해 2월 취임 후 현재까지 국책연구과제로 국비 1300억 원을 따내고 최근 각국의 에너지연구기관들과 ‘글로벌 그린에너지 클러스터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도 이 같은 진취성에서 나온 것이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동서양 고전(古典) 읽기를 필수과목으로 도입한 것도 세상을 깊이 보면서 원리적 법칙적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 총장은 “피상적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에게는 문제의식을 통한 창의성을 기대할 수 없다”며 “이런 측면은 교수와 학생이 가치 있는 지식을 생산하느냐 단순히 전달하느냐를 좌우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세계로… 미래로 2010 대학탐방]영남대학교
“끊임없이 변화”… 양준혁 닮은 ‘Y형’ 인재 양성
http://news.donga.com/3/all/20101208/33140706/1
“늘 더 나은 자신을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잠시도 잊지 않았어. 그래도 부족해서 더 채우려고 해….” 6일 오후 경북 경산시 영남대 야구장. 최근 은퇴한 프로야구 양준혁 선수(41)는 후배들 앞에서 야구인생 30여 년을 이렇게 압축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방망이를 쥔 ‘양신(梁神)’은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후배들은 양 선수의 야구장 강의에 귀를 세웠다. 류현정 씨(20·여·디스플레이 화학공학과 2년)는 “한국의 대표적인 야구 선수이면서도 자신을 더욱 발전시키려는 모습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내년에 미국 뉴욕 양키스팀 야구지도자 과정 유학길에 오르는 양 선수는 “영남대 위상이 높아지고 곳곳에서 활약하는 동문을 만날 때면 든든한 힘이 됐다”며 “후배들이 넓은 세상을 무대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선배로서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 양신 닮은 영남대
영남대는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하는’ 양준혁을 닮았다. 개교 이후 60여 년 동안 늘 꿈틀거리며 변화를 모색했다. 부족한 점은 채우고 또 채웠다. 그동안 주목할 만한 교육과 연구 성과를 거뒀는데도 안주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영남대의 유전자(DNA)이다.
서울 이화금란고를 졸업하고 영남대 천마인재학부 의생명과학전공 1학년에 다니는 유혜진 씨(20·여)는 “영남대의 전통과 비전에 신뢰가 느껴져 진학했다”며 “장학금과 다양한 특성화 프로그램, 동문의 파워도 든든해 보여 나 자신만 열심히 하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 씨는 “서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넓은 캠퍼스에 차곡차곡 꿈을 담아가는 대학 생활이 설렌다”고 했다.
활기찬 캠퍼스 생활을 들려주는 학생은 쉽게 만날 수 있다. 국제통상학부 1학년 박주은 씨(19·여)는 “내 삶을 풍성하게 채울 수 있는 리더십을 키우는 데 영남대 그릇이 적당하다고 느껴 선택했다”며 “1년 다녀보니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 졸업 때까지 다 겪어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방송기자나 금융업 분야에 진로를 계획하는 박 씨는 ‘시골의사’로 널리 알려진 박경철 동문(46·의학과 졸)을 닮고 싶어 했다.
○ 글로컬 이니셔티브 DNA
영남대 학생과 교직원에게 가장 익숙한 말은 ‘글로컬 이니셔티브’, ‘담대한 변화’, ‘Y형 인재’이다. 지역과 세계를 관통하는 주도권을 쥐고 앞으로 헤쳐 나가려는 자세가 모든 구성원에게 유전자처럼 스며들게 하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만들어지는 인재가 곧 두 팔을 벌려 지구촌을 품는 ‘Y형’ 사람들이다. 대학 전체 그리고 구성원 각자가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해내려는 노력이 이 세 마디에 녹아 있다. 공교롭게도 양 선수가 전국의 많은 대학과 기업에서 하고 있는 강의 제목도 ‘위기에 맞서는 담대한 변화’이다.
“몇 년 전에 비해 학교 분위기가 엄청 달라졌습니다. 학생의 리더십과 봉사, 취업 역량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헤아려 보니 무려 176가지였어요. 노력하면 장학금은 얼마든지 받을 수 있고 공부에 필요한 여건이 굉장히 잘 갖춰져 있다는 걸 피부로 느낍니다.”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복학한 김지환 씨(24·정보통신학과 3년)의 설명이다. 김 씨는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 보낸다’는 말도 이젠 시대에 맞지 않는다고 본다”며 “나 자신부터 Y형 인재로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재희 동문(61·행정학과 졸·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좋아한다고 했다.
○ 따뜻한 리더십과 교육
영남대는 최근 열린 ‘제5회 자원봉사자의 날’ 행사에서 대학으로서는 처음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2001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14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한 해외봉사활동을 비롯해 전공 분야를 활용한 8개 분야의 ‘글로컬 봉사단’ 등 봉사활동에 대한 남다른 관심 덕분이다. 다른 사람을 따뜻하게 배려할 줄 모르면 담대한 변화도 Y형 인재도 공허한 외침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해외봉사에 참여했던 장정화 씨(20·여·경제금융학부 2년)는 “세계 어느 곳에 가든 글로컬 마인드로 나 자신을 성장시키려고 다짐했다”며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되는 인천국제공항을 보면서 이곳을 경영하는 분이 동문이라는 점도 가슴을 뛰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채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64)은 법학과를 졸업했다.
‘따뜻하면서도 담대한 변화’를 주도하려는 캠퍼스 분위기는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가 교학상장(敎學相長·가르치고 배우면서 서로 성장함)으로 자연스레 성과를 낸다. 생명공학부 조경현 교수(42) 연구실에는 최근 2년 동안 학생 4명이 저명한 과학기술논문색인지수(SCI)급 국제저널에 제1저자로 논문을 실었다. ‘국제분자의학회지’에 논문을 실은 것을 계기로 독일에서 열린 유럽동맥경화학회에 참가해 발표했던 이지혜 씨(23·여·석사과정 1학기)는 “교수님의 지도가 큰 힘”이라고 했지만 조 교수는 “제자들이 성실하고 열정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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