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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대 이효수 총장 e-총장실

대담 및 인터뷰

e-총장실대담및인터뷰

[글번호 : 37] [Interview]인재육성 귀재 이효수 영남대 총장 - [게재일 : 2011-06-01 ]

게재지(방송명)
신동아 6월호
등록일
2011-06-22 22:59:35
조회
6204
담대한 변화를 이끄는 소통의 리더십
[신동아]6월호
http://shindonga.donga.com/docs/magazine/shin/2011/05/20/201105200500019/201105200500019_1.html

입학성적, 취업 경쟁력, 국제화 역량 급성장
● ‘명저 읽기와 글쓰기’를 교책 과목으로
● “계란 안 깨뜨리고 세울 수 있다”
● 인재육성의 중요성 일깨워준 경제학
● 학생들 마음 연 자작시와 e메일
● “타인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행동하라”

 새로운 리더십과 원대한 비전으로 지방대의 한계를 넘어선 대학이 있다. 최근 각종 지표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며 브이(V)자로 급성장하고 있는 영남대학교다. 영남대는 1980년대까지 한국의 대표적인 명문사학 중 하나였다. 경북은 물론 수도권 지역의 인재들도 선망하는 대학이었다. 동문도 막강하다. 현재 18대 국회의원 18명, 지방자치단체장 16명, 공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대학총장 17명이 영남대 출신이다. 고위 공직자나 재계 CEO 중에도 영남대 출신이 꽤 많다.

 그러나 영남대는 20년간 이어진 관선이사 체제와 수도권 집중화 현상 등으로 1990년대부터 장기침체의 늪에 빠졌다. 적어도 2009년 2월 이효수(60) 총장이 영남대 13대 총장으로 취임하기 이전까지는.

 이 총장 취임 이후 영남대가 이뤄낸 성과는 실로 놀랍다. 우선 지난 2년간 입학성적우수 신입생이 99.3%(439명) 증가하고 신입생 수능 평균점수는 20.3점 상승했다. 전국 1208개 고등학교에서 지원할 정도로 인지도도 높아졌다. 취업역량도 크게 강화됐다. 2010년 졸업생 취업자 수는 2503명(건강보험가입자 데이터베이스 기준)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취업률 또한 전년보다 11%가 높아졌다.

 지난 2년 동안 영남대는 중국 칭화대(淸華大) 등 세계 수준의 명문대 46개교와 새로운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해 국제화 기반을 다졌다. 외부자금 유치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2008년까지 10년간 영남대가 유치한 국비 총액이 1000억원가량인데 지난 2년 유치 액수는 무려 1500억원에 달한다.
 

 이에 힘입어 영남대는 2010 대학평가 지방종합사립대학 1위에 오른 데 이어 교육혁신대상, 취업지원 부문 대통령상 등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영남대 재학생과 교직원들은 오랜 세월 주인 없던 대학이 명문사학이라는 자존심을 되찾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게 된 비결을 이 총장의 리더십에서 찾는다.

 한 교직원은 “지난해 학교법인인 영남재단이 정이사체제로 바뀌면서 대학이 안정화 궤도에 오른 데다 이 총장이 취임 후 일관되게 추진해온 인재육성 패러다임이 학생들 사이에서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다”며 “총장의 인기가 대단해 총학생회장 선거에서 총장을 깎아내리면 표를 얻는 데 불리하다는 말이 나돌 정도”라고 학내 분위기를 전했다.

 이 총장이 추진해온 인재육성 패러다임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이 총장은 과연 어떤 사람일까. 그의 교육철학과 리더십이 학교 내에서 어떻게 발현되고 있을까. 5월3일 오전 이 총장을 만나러 가는 내내 이런 궁금증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영남대는 동대구역에서 차로 40~50분 거리인 경북 경산시 대동에 있다. 단일 캠퍼스로는 국내 최대 규모(330만㎡)를 자랑하는 이 학교에 들어서자 자전거를 타고 강의실을 옮겨 다니는 학생이 여럿 눈에 띄었다. 3층 건물이 대부분인 캠퍼스 안에 유일하게 20층 높이로 삐죽 솟아 있는 도서관도 인상적이었다.
 
 정문에서 2차선으로 쭉 뻗은 도로를 따라가니 끄트머리에 한 건물이 보였다. 총장 집무실은 그곳에 있었다. 이 총장은 나이보다 젊어 뵈는 깔끔한 외모에 서글서글한 인상, 정장이 잘 어울리는 보통 체격의 소유자였다. 영남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서울대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딴 그는 1979년부터 영남대 상경대 교수, 미국 하버드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UC버클리대 객원교수를 지냈다. 또 한국노동경제학회장, 한국노사관계학회장, 세계노사관계아시아대표 집행이사 등을 역임했다.


▼ 지난 2년간 학교가 많은 성과를 냈습니다. 취임 후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신 겁니까.

“총장이나 CEO는 비전(Vision) 제시 능력이 뛰어나고, 비전 실현을 위한 혁신(Innovation) 역량이 있어야 하고, 이를 열정(Passion)을 갖고 추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울러 비전 공유를 위한 소통을 잘해야 해요.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하면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어요. 희망을 담보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소통을 잘하면 구성원의 힘과 지혜를 결집할 수 있습니다.”

“지식 생산과 인재 육성에 대학의 가치 둬야”
 

▼ 학생들에게 어떤 비전을 제시하셨습니까.

 “취임과 동시에 세계 수준의 명문대학을 지향하며 ‘글로컬 이니셔티브(Glocal Initiative)’라는 비전을 제시했어요. 글로컬은 글로벌과 로컬의 합성어로 세계화와 지식기반사회를 선도하기 위한 비전이죠. 이런 비전을 교수, 직원, 학생과 공유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비전 실현을 위한 3대 목표, 7대 전략, 21개 액션플랜, 100대 과제를 설정해 모든 조직 구성원이 담대한 변화를 열정적으로 추진하도록 독려하고 있어요. 지난 2년간 성과는 교수, 학생, 직원, 동문들의 자발적이고도 헌신적인 노력과 적극적인 협력이 빚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 천마(천마총에서 따온 영남대의 심벌)가족 모두가 깨어나 스스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죠.”

▼ 글로컬 이니셔티브는 어떤 의미입니까.

 “지식 생산과 인재 육성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국가와 지역의 산업·사회·문화의 세계화와 지식기반화를 선도하는 대학이 되겠다는 겁니다. 21세기는 세계화와 지식기반사회가 지배하는 시대입니다. 정형화되고 표준화된 ‘X(Xerox)형 인재’가 아닌 인성·창의성·진취성·전문성을 겸비한 ‘Y(Yield)형 인재’를 육성하는 대학, 지식봉사를 하는 대학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Y형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대학만이 세계적인 명문학교가 될 수 있어요. 이것이 21세기의 새로운 대학 패러다임입니다.”
 

▼ 새로운 대학 패러다임을 구현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담대한 변화입니다. 담대한 변화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해요. 세계화를 추구하는 지식기반사회는 산업사회와는 다른 대학의 역할과 역량을 요구하고 있어요. 현재의 대학 패러다임으로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충족할 수 없습니다. 대학은 분명 패러다임 전환기에 있고, 패러다임 전환기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한 자가 역사의 주인공이 됩니다. 패러다임 전환은 시각과 시스템, 조직문화를 함께 바꾸는 담대한 변화를 실천해야만 이룰 수 있어요. 이를 위해선 대학의 3대 기능인 연구, 교육, 봉사 패러다임을 바꿔야 해요. 영남대는 글로컬 이니셔티브, 즉 세계화와 지식기반사회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려고 연구, 교육, 봉사, 국제화, 행정 전 분야에 걸쳐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 취임 후 화두로 삼은 것은 무엇인가요.,

 “여러 대학이 지식을 전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사회적으로 인정받으려면 가치 있는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반드시 키워야 해요. 그것이 총장을 맡으면서 고민한 화두였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지식은 대부분 융·복합연구 프런티어에서 생산돼요. 지난 2년간 융·복합연구지원시스템 을 구축하고 글로벌 프런티어 10-3-10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글로벌 프런티어 10-3-10은 그동안 유치한 외부자금을 종자돈으로 착실하게 추진되고 있지요.”

‘글로벌 프런티어 10-3-10’은 민족과 인류의 미래 과제인 녹색혁신, 문화, 의·생명 등 3대 융·복합 연구 분야에서 프런티어를 찾아 10년 안에 세계 10위권 내로 진입하자는 의미가 담긴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GIFT(Green Innovation for Tomorrow) 플랜, 문화가치창조를 위한 CVC(Culture Value Creation) 플랜, 인류의 건강과 행복 증진을 위한 H2O (Health · Happiness Oriented) 플랜으로 구성돼 있다. 영남대는 GIFT 플랜에 따라 그린에너지 기술, 에너지 절약기술, 에너지 소비절감 등을 연구대상으로 현재 8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다문화, 융합디자인 등을 연구하는 CVC 플랜을 위한 다문화교육연구센터, 융합디자인대학 등을 신설했다. H2O 플랜은 의학, 약학, 생명공학, IT 융·복합 연구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 Y형 인재는 어떤 방식으로 육성하고 있습니까.

 “지식기반사회는 인적 네트워크를 잘 할 수 있는 인성,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창의성,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진취성을 겸비한 Y형 인재를 요구합니다. 이런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개개인이 지닌 다양한 잠재력을 한껏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적성 검사 시스템인 와이에이티(YAT), 체계적인 진로지도 시스템인 유캔(YUCAN) 프로그램 등을 취임 직후부터 1년 동안 자체 개발해 현재 전면 시행하고 있어요.

이효수 총장이 학생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전교생에 봉사와 고전 읽기 의무화

 인성교육을 위해서는 ‘대학생활과 봉사’라는 교양필수과목을 개설했고, ‘글로컬 봉사단’을 발족해 산하에 8개 봉사대를 두도록 했습니다.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관심에 맞는 봉사활동을 통해 자기계발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죠. 또 인성과 창의성 함양을 위해 ‘명저 읽기와 글쓰기’를 교책 과목으로 개설해 ‘고전 읽기’를 의무화했습니다. 영남대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들어야 하는 과목이에요. 학생들은 Y형 인재육성위원회에서 엄선한 고전 100선을 읽고 핵심적 가치를 찾아내 현대적 가치로 재해석하고 토론하는 훈련을 하고 있어요.
 
이공계 학생들의 수학, 물리, 화학 등에 대한 기초를 탄탄히 다져주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요. 천마인재학부, 그린에너지 연합전공, 글로벌 차이나 연합전공 등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기 위한 융·복합 교육과정도 개설했고요. 이밖에도 학내 토론문화 정착을 위해 브레인스토밍을 할 수 있는 ‘YB룸’ 38개를 교내 곳곳에 만드는 등 Y형 인재 육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 Y형 인재육성의 필요성을 느낀 것은 언제부터입니까.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할 때부터 인재육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어요. 경제학은 크게 보면 인적, 물적 관리에 관한 학문입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인적 자원이 굉장히 중요한 나라이지 않습니까. 인적 자원은 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지요. 그래서 대학의 존재가치가 지식 생산과 인재 육성에 있는 것입니다. 대학이 지식의 전달기능과 창출기능을 다 가지고 있지만 지식기반사회로 바뀌면서 전달기능이 약화되고 있어요.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지식의 공유와 확산이 용이해졌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고등학교 정도의 정상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시대예요. 그러니 대학이 지식을 전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간 도태되기 십상입니다. 영남대를 가치 있는 지식을 생산하는 대학, 그런 역량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는 대학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 대학 시절 그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까.

 “인재 육성에 대한 문제의식은 대학원 시절에 형성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수님들에게 자주 강조합니다. ‘자신이 지식의 전달자인지, 생산자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선생이 지식을 전달하지 않아도 학생들 스스로 찾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으니 지금은 어떻게 하면 학생을 지식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인재로 길러낼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고요. 총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의 성패가 CEO의 경영철학에 따라 좌우되듯, 대학도 총장의 경영철학과 교육철학에 따라 발전 여부가 결정돼요. 교육철학 없이는 총장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대학은 기업이 아니라 교육기관입니다. 물적 자원 관리도 잘해야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인적 자원 관리예요. 저는 교육을 선과 진리를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닌,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역량을 고도로 발현시키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이에 따른 인재상을 명확히 하기 위해 X형 인재에서 Y형 인재로의 담대한 변화를 강조하며 인성과 창의성, 진취성을 겸비하도록 이끌고 있는 겁니다.
 

중국 영사가 왔을 때 저의 이런 교육철학을 얘기했더니 ‘총장님은 사상가시군요’라고 여러 차례 말하더군요. 참 흐뭇했어요. 조직을 이끄는 리더는 철학과 사상이 있어야 해요. 그래야 자기 나름의 방침이나 원칙에 따라 조직을 운용할 수 있어요. 그러지 않으면 조직 구성원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게 돼요.”
 

▼ 총장님은 학창시절 ‘Y형 인재’였습니까.

 “창의적인 인재의 출발점은 문제의식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보면 Y형 인재에 가까웠다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계란을 가지고 오셔서 ‘이걸 세울 수 있느냐’고 물으신 적이 있어요. 다들 머뭇거리니까 선생님이 계란의 한쪽 끝을 깨서 탁자 위에 세우셨어요. 그런데 계란을 깨서 세운 것에 대한 실망감이 너무 컸어요. 안 깨고도 세울 방법이 있을 것 같았어요. 그날부터 연구와 실험을 수없이 반복했지요. 그러다 계란을 삶아보니 한쪽 끝의 상당부분이 비어 있더군요. 계란이 안에서 터지면 세울 수도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오뚝이가 서 있는 것과 같은 원리예요. 그래서 계란을 심하게 흔들고 충격을 가해 계란을 세우는 데 성공했어요. 지금도 계란을 안 깨고 세울 수 있습니다(웃음).”
 

자발적 토론과 학생 교류 활발해져

 이 총장은 대학시절 교수의 강의 내용과 자신의 생각이 달라 수업 도중 한 시간 동안 논쟁을 벌인 일을 떠올리며 토론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버드대, MIT 같은 세계적인 명문대에서는 창의성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요. 천편일률적으로 답을 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학생들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토론문화가 굉장히 발달해 있어요. 교내에 38개의 YB룸을 둔 것도 학생들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끊임없이 브레인스토밍을 하면서 동일한 문제에 관한 생각과 접근방식이 서로 어떻게 다른지를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어서예요.”

▼ 인성교육에서 강조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과거에는 충과 효 등 수직적 인간관계가 강조됐다면 지금은 수직·수평적 인간관계가 모두 중요한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창업을 하든, 취업을 하든 인간관계가 나쁘면 성공하기 어렵죠. 그래서 모든 재학생에게 ‘Y형 인재를 화두로 삼고 살라’‘내가 타인으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도록 행동하고 있는가, 내가 사장이면 나를 고용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도록 평소 자신을 연마하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하고 있어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봉사, 고전 읽기, 국토순례대장정 등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요. 특히 봉사는 조직 융화력과 리더십을 키워줍니다. 봉사를 하면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열리고, 타인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버릇이 생겨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조직 융화력과 리더십을 함양하게 되지요.”
 

 영남대는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행정안전부에서 주최한 제5회 자원봉사자의 날 기념식에서 대학으로서는 전국 최초로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세계 수준의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도 다각도로 추진되고 있다.
 

 “취임 직후에는 중국 칭화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 인도 IIT, 호주 아델레이드대, 최근에는 미국 UC데이비스 유타대 등 국가별로 최고 수준의 명문대학 40여 곳과 새롭게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했습니다. 지난해 영어로만 강의하는 국제학부도 신설해 재학생은 물론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내실 있는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고요. 그 결과 현재 36개국에서 온 1300여 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우리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고, 지난해 1194명을 해외로 내보냈어요. 이어 이번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 만에 210여 명의 재학생을 외국 대학으로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인·아웃바운드 국제화 교육에 속도가 붙은 것이죠.”
 

 학생 교류뿐만 아니라 대학 차원에서의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도 착착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영남대 주도로 한국, 미국, 독일, 프랑스, 호주의 대표적인 그린에너지 연구기관들과 ‘글로벌 그린에너지 클러스터 네트워크(GGECN)’를 구축해 세계 그린에너지 연구에서 영남대가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유럽연합(EU) 본부의 지원을 받는 EU센터를 유치해 3월31일 개소했고, 이를 거점으로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시대에 정예요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EU통’을 키울 계획이다.
 

진심 어린 소통 노력이 ‘긍정의 힘’ 키워
 

 한중대학총장포럼도 6월12일부터 14일까지 이 학교에서 열린다.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대학총장 40여 명이 영남대에 모여 ‘아시아시대의 개막을 위한 한중 대학의 역할, 그리고 혁신과 변화’를 주제로 아시아와 인류의 미래를 위한 구체적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많은 학생이 ‘참 멋진 총장’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을 보고 좀 놀랐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대학문화에서 볼 수 없었던 현상 아닙니까.

 “새로운 비전과 담대한 변화로 대학의 위상이 크게 높아지면서 학생들이 모교에 대해 강한 프라이드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Y형 인재를 화두로 삼고 살도록 학생들에게 직접 시도 지어 보내고, e메일도 발송하고, ‘총장과의 대화’라는 만남의 장도 마련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고 있어요. 그 결과 학생들 사이에서 ‘대학이 행동으로 학생들을 위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문화가 형성됐어요. 이런 긍정의 힘이야말로 담대한 변화의 씨앗이자 열매라고 할 수 있죠.”
 

▼ 올해는 어떤 일에 역점을 두고 계십니까.

 “진정 바라는 것은 민족과 인류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는 위대한 대학을 건설하는 것입니다. 영남대가 그런 대학이 되려면 민족과 인류의 미래에 대한 고뇌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지식을 생산하거나 인재를 양성해야 합니다. 영남대가 존재함으로써 민족과 인류가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야말로 진정 가치 있는 대학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생각의 연장선에서 녹색혁신에 역점을 두고 있어요. 21세기의 큰 과제는 기후변화에 인류가 대응할 수 있는 지혜를 찾아낼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입니다. 영남대는 녹색혁신을 특화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에너지를 찾아내는 기술과 산업분야에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어요. 기후변화에 대응할 방법을 인류가 찾지 못한다면 인류의 미래도 없을지 모릅니다. 영남대는 녹색혁신을 위한 연구와 노력에 박차를 가해 민족과 인류에 큰 선물을 안겨주는 대학이 되고자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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