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총장실연설및기고문
[글번호 : 52] [동아일보-시론]교육 우선순위는 智德體 아닌 體德智
- 홍보팀
- 2012-06-25 14:19:31
- 3904
교육위기와 교육혁명
- 이효수(영남대학교 총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부회장)
[동아일보]2012-6-23
http://news.donga.com/3/all/20120623/47228657/1
나라의 근본은 사람이고, 교육은 건강하고(體), 바르고(德), 유능한(智) 사람을 만드는 과정이다. 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다. 그러나 우리 공교육은 학교폭력, 교실파괴, 사교육 이상비대 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다.
가정, 학교, 사회가 만든 총체적 위기다. 우리 사회는 능력보다 간판위주로 인재를 선발하고, 대학은 단순히 수능성적위주로 학생을 선발하여 왔다. 이 환경에서 학부모들은 자녀 교육의 목표를 사회적 평판도가 높은 대학에 보내는데 두게 되었고, 학부모, 학생, 학교는 진정한 교육보다는 점수 경쟁에만 몰입하게 되었다. 그 결과 교육의 가장 기본인 건강교육과 인성교육이 가정에서도 소홀이 되고, 학교교육에서도 중시되지 않는 현상이 오래 동안 지속되면서 교육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위기 극복의 길은 우리 모두가 교육의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교육의 우선순위는 지덕체가 아니고, 체․덕․지이다. 학부모가 자녀의 진정한 행복을 원한다면, 자녀교육의 일차적 관심사는 자녀들이 건강한 체질, 건강한 체력, 건강한 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올바른 습관을 형성시키는 건강교육이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을 존귀하게 여기고, 자연과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법을 가르치는 인성교육이다. 건강하고 인성이 바르면 그 자체로서 이미 경쟁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지식은 자연스럽게 잘 습득할 수 있다.
즉 건강교육, 인성교육이 지식교육보다 더 중요하고 더 기본적인 교육이다. 우리 모두가 지덕체의 교육관이 아니라, 체덕지의 교육관을 가져야 한다. 지식교육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지식교육에 성공하기 위해서도 건강교육과 인성교육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선생님들도 사도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선생님의 사명은 점수경쟁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각 성장단계에 맞게 인성, 창의성, 진취성을 함양시켜 훌륭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폭력으로 어린 마음에 상처를 받고, 교실파괴로 기본적인 공공질서 의식마저 갖지 못하고 자란다면, 공교육의 존재가치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는가? 사도의 기본으로 돌아간다면, 뜨거운 사랑으로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 제자의 행복한 미래를 담보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국가와 사회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원한다면, 인성, 창의성, 진취성, 전문성을 겸비한 Y(Yield)형인재가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은 간판위주의 인사시스템을 혁신하여 Y형인재 중심의 인사시스템을 확립하여야 한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대학은 수능점수가 높은 학생을 선발하는데 몰입하기보다는 Y형인재 육성 패러다임을 구축하는데 몰입하게 될 것이다. 즉 대학은 잘 가르치면 대학의 서열과 위상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잘 가르치는 대학’으로 평가받기 위하여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대학은 이제 입시제도와 대학교육의 혁신을 통하여, 행복교육 희망교육을 위한 교육혁명을 선도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지식이 창출되는 지식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 현재 높은 점수를 받은 인재보다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있는 인재, 새로운 지식의 창출을 위하여 몇날 며칠을 몰입할 수 있는 건강한 체력과 정신을 가진 인재, 새로운 지식의 창출을 위하여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인성을 가진 인재가 필요하다. 대학이 점수위주의 신입생 선발에서 벗어나, 중고등학교에서 건강교육, 인성교육, 기초교육, 창의교육을 잘 받은 인재를 선발할 수 있도록 신입생 선발방식을 혁신하여야 한다. 이처럼 가정, 학교, 사회가 모두 교육의 근본으로 돌아갈 때 공교육 정상화의 길이 열리게 될 것이다.